한자의 모든 것, 번체와 간체, 일본한자, 그리고 한국한자…

안녕하세요. 미니학습지 블로거, 김미니입니다.
오늘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한국에서도 길을 걷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글자인데요,
이 글자는 어느 나라 말일까요?

오래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자는, 동양문화권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흔히 ‘한자문화권’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이 특히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요,
그 중에는 아직까지 문자로서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인 중국, 대만이 있고,
한자를 섞어서 사용하는 일본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자로서는 한글을 사용하지만 많은 한자어를 섞어 쓰는 한국이 있고,
문자로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원래는 한자를 사용했던 베트남이 있어요.

미니학습지에 올라오는 중국어 또는 일본어 학습자님들이 많이 해 주시는 질문인데요.
한국도 한자문화권이나 보니, 알게 모르게 우리도 한자를 많이 접하고 있어서 생겨나는 질문들인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도 많은 학교에서 ‘교양’처럼 ‘한자’를 배우기도 하기 때문에,
일본어/중국어 학습을 도전하는 분들은 한자가 편하기도 하고, 한자에 미리 겁을 먹기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한자’에 대해서 파고들기 전에, 이 부분부터 간단하게 설명 드리고 갈게요.
한국에서는 많은 분들이 ‘한문’과 ‘한자’를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학교에서 ‘한문’시간이 있었고, 한자 공책에도 ‘한문’이라고 써져 있어서 더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문’은 漢文이라고 쓰고, 뒤 글자가 [문장 문(文)]입니다.
이쯤되면 눈치 채셨겠죠? 네, 맞습니다. ‘한문’은 ‘한자로 쓰여진 문장’이라는 의미예요.
기억을 되살려 중고등학교의 ‘한문’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렇죠? 뭔가 문장을 배웠어요.
그리고 ‘한문’시간의 배운 문장들은 대부분 ‘漢詩(한시)’ , 즉 ‘한자로 쓰여진 시’였습니다.

‘한자’와 ‘한문’ 차이 이해하셨나요?
이 개념을 일본어와 중국어에서 생각해보자면,
‘한자’로만 모든 문장을 구성하는 중국어는 ‘한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글자로서의 ‘한자’를 문장 속에서 다른 글자(히라가나, 가타가나)와 섞어 쓰는 일본어는 ‘한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한자(漢字)’는 ‘한나라에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위에서 말씀 드렸죠?
한나라에서 한자를 만들 때는 다양한 방법에 의해서 만들어졌어요.
예를 들면, ‘山’이라는 글자는 실제의 ‘산’의 모양을 따서 만들어 졌거든요.

그런데 글자로 쓰기위해서 한자를 만들다 보니, 한자를 만드는 다양한 규칙(한자의 구성원리)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도록 할게요.

아무튼 한자를 계속 만들다 보니, 어떤 글자는 획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복잡하게 되었어요.
획을 줄여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서체, 또는 개인의 취향이었다고 합니다.

1950년대 중국에서 한자를 간략화시키는 운동이 일어났고, 여러 번에 걸쳐 간략화된 한자(=간체자)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992년 장쩌민 주석이 모든 인쇄체에는 간체자만 사용하도록 했고,
그 이후로는 모든 중국의 인쇄물은 간체자를 사용하고, 학교에서도 간체자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간체자와 원래부터 있던 글자를 구별하기 위해서 ‘번체’와 ‘간체’라는 용어가 생겨나게 되었는데요,
간단하게 말하면, 처음 생겨날 때의 모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글자(=번체), 번체를 간략화시킨 글자(=간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간체자 사용은 중국의 정책이었기 때문에, 대만에서는 아직도 번체를 사용합니다.
아래의 예문을 보시면 발음은 동일하지만 글자 모양이 다른 것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도 처음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모양 그대로(=번체)로 사용했습니다.
비슷하게 한국도 그 모양 그대로 사용해서 한국에서 나오는 한자 교재는 전부 번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정자’라는 ‘번체’를 부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일본은 한자를 쓰는 비중이 아무래도 높다보니 한자를 간결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946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상용한자에서 몇몇 한자가 간결화되었고,
인쇄본 및 필기에서 사용하게 되어 대중적이 된 것은 1950년대 이후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번체’, 한국에서 ‘정자’, 라고 부르는 글자는 ‘구자체(旧字体)’라고 하고,
현재 쓰고 있는 간략화된 글자는 ‘신자체(新字体)’라고 합니다.

예를 몇 가지 들어 볼게요.

한자 정자(=번체)신자체간체
한 일
 배울 학
때 시
기운 기气”

이렇게, 각 글자들이 모두 동일하기도, 2개가 동일하기도 합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구별해서 사용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
한자에 대해서 더 쉽게 알려드렸어야 하는데, 저의 한계인 가봐요.

그래도 한자 모양이 다르면 어렵지 않겠냐구요?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한국 한자를 많이 알고 계시면 간략화된 글자가 무슨 글자인 지
생각보다 빠르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현지 어학당에서 가장 빠르게 실력이 느는 것은 대만인 학생이라고 하네요.
평생 번체를 읽어 온 대만인 학생에게는 약간의 획이 줄어든 일본의 신자체는
거의 그냥 바로 읽어내는 수준이라고 해요.

한자의 벽, 생각보다 높지 않고, 한자를 많이 알고 있기만 해도
중국어, 일본어 실력이 빠르게 늘 수 있어요!
순식간에 다개국어 능력자(=폴리글롯)가 될 수 있는 길인거죠.

그리고 덤으로, 한자를 많이 알게 되면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한국어의 단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똑똑해지실 거예요!

복잡한 내용을 설명하느라 블로그가 너무 길어졌지만,
일본어/중국어 공부를 한자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저는 또 다른 주제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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