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미니 후기 1

현재까지 8강을 들었고, 이제 조금 뭔가 읽을 수 있는 상태에 접어들은 것 같다. v 발음은 b 발음과 똑같다거나, c 발음은 번데기 발음이라든가, 영어식 틀에서 벗어나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서 말 할 때마다 두 번 세 번 다시 발음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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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할 때는 각 언어를 구사할 때마다 올라가는 스위치가 있어서 헛갈리지 않는 게 정석인데, 스페인어는 아직 그 스위치가 온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한 단계 훌쩍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이라는 것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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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을 기울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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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 잘 하는 실수. 윤재 학생이 나랑 똑같은 점을 지적받아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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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까지 들어가면 정말 발음을 공격적으로 하게 되는데, 공격적이면 아니 되는 것 .. .. 생각해 보니 어제 들은 중국어 강의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강세를 준다는 게 어거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리듬을 타야 한다고. 한국어 자체에는 이렇다 할 게 없는 편이지 않나? 톤에 따라서야 뉘앙스가 달라지긴 하지만, 강세나 높낮이가 다른 언어에 비해서 드라마틱하지 않은 편이잖아. 그래서 외국어를 할 때마다 노래하는 것 같다. 중국어의 성조, 일본어의 인토네이션, 유럽 언어의 강세 … 신경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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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단 공격적으로 발음하게 되는 건 열심히 하다 보니 나온 실수니까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하고 쿨하게 넘겨보았다. 사소한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거기에 사로잡혀서 다음 단계로 나가지 못하면 본말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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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장은 앞에서 썼던 단어와 문장을 계속 덧쓰기 때문에 자리가 슬슬 부족해진다. 하루에 배우는 단어가 5개에서 10개 쯤 되는데, 어차피 나중에 다 외워야 하는 거면 지금부터 계속 복습하는 게 좋지 않나 해서 하루에 한 번 씩 다 써보고 있다. 지금은 거진 다 외워서 a 하면 casa, i 하면 amigo, 주르륵 나와. 잘해따. 잘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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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첫장은 숫자 하느라 바빠서 앞 단어를 들 적었더니 여백이 휑하네. 숫자를 10까지 셀 수 있다! 이거 시작했을 때 6이랑 7을 너무 많이 헛갈려서 머리를 쥐어잡았던 기억이 나. 나중에는 6은 둥그니까 발음 부드러운 것, 7은 각졌으니까 각진 발음 t가 들어간 것이다, 하고 연상했더니 조금 버퍼링이 있긴 해도 틀리지 않게 나오는 지경까지는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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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지 질문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그래서 그냥 내가 올린 질문을 넣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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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설명 자체가 쉽게 잘 나오기도 하고, 질문이 생기면 일단 검색부터 하는 편이기도 하고, 이해력으로 안 되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 편이라 질문거리가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는데, 검색으로 안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으니 질문창을 활용해야지. 학습지 하면 독학할 때랑 달리 질문할 사람이 있어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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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아직 영어식 표현이 더 익숙해서 언어는 고유명사로 생각했고, 독일어 또한 명사의 앞머리를 전부 대문자로 쓰니까 티가 안 나서 몰랐음. 스페인어에선 인명과 지명 정도를 고유명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웠다. 안 까먹겠지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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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들은 강의로 안부 인사 묻기와 이름 묻고 답하기 정도까지는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제 어디 사는지, 취미가 뭔지, 직업이 뭔지, 호구조사 하는 질문과 답하기를 배우면 자기소개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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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nombre es Hiver. ¿Co´mo te llamas?

내 이름은 이베르야. 네 이름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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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는 답을 못 알아들을 수도 있지만, 일단 나는 질문할 수 있다. ㅎㅁㅎ! 근데 스페인어의 강세 표시 문자는 어떻게 쓰는 거지. 물음표 뒤집기는 한자 눌러서 찾았는데 강세 붙은 알파벳은 모르겠다. 복붙이 답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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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주일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한 흔적을 남기고 나니 후련하다. 그리고 나랑 같이 배틀 공부 할 사람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낌. 그럼 좀 더 꾸준히 불 붙어서 공부할 텐데. 익명의 친구들이 같이 공부해주고 있다고 믿으며 힘을 냅시다. 총총.